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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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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83회 작성일 21-02-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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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달 표면까지 날아가다 녹아내린 발목이
관상용으로 팔리는 공터에
친절한 얼굴 없는 블럭들이 졸고 있어요
좁은 틈에 몸을 맞추려면
그림자를 버려야 한다는 봉고차는
만석의 블럭을 싫고 새벽으로 사라져요
모양만 구두인 운동화를 신은
번호를 놓친 출출한 발자국들

기적은 언제나처럼 멀리 있죠

모난 각들이 모여 뭉툭함을 이루기까지
층층이 쌓여야 하는 의무감과 순식간에
허물어져 내리는 절망의 구조물을
그대로 삼켜야 하는 야만의 시대를 사는
야망 없는 이름이라는군요

흉터가 싫은 게 아니고 사연이 싫을 뿐인데 말이죠

구두코 반짝
휘파람 불며 애인을 만나러 가는
라벨이 떼어지던 빛나는 순간도 있었어요
개봉도 되지 않은 채
빈티지의 몽상가로 남기도 한
곡절의 틈을 메우는 색색의 조각이지만

허공으로 그림자만 뺏기는
헐렁이는 하루의 숨겨진 공식을 찾는 새벽이면
부서지지 않는 반려의 장식물이 되는
꿈을 꿔요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떨어졌을
닳고 닳은 손때 묻은 블럭 한 조각 주위로
유효기간이 없다는 구인광고 전단이 펄럭이는
환한 아침이네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1-02-23 14:26:2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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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의 태중에서 세상에
나와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원망도 하며
죽음을 향해 한걸음 내디딘
오늘 하루가 참 많이도 외롭습니다.

사람이란 본래
외롭고 고통스러운 존재란 걸 누구나 다 알면서도
오늘 밤, 어느 시인의 시처럼
누군가의 전화 한 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다리시는 소식
잘 받으셨는지요?^^
혹 도착 전이라도 누군가의 따뜻한 소식
반겨 맞이 하시는
오늘 이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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