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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산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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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31회 작성일 22-04-06 23:05

본문

목련 

      하늘시

​먼지 낀 창털의 배꼽까지 다 털어내야 하는 *총채적

난국 속에서도

겨울 복도 끝, 청소함 마포 걸레처럼

버르장머리가 풀린 봄이 오고

영준이 책가방 안에는 공부를 대충 끓여 먹는 컵라면과

500원짜리 오락실이 만료 싯점을 알 수 없는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체육 시간 준비물이 배드민턴 이라고 적힌 그 날만은 벌청소를 하지 않는다

하교 후,

영준이와 치킨 한 마리 걸고 내기 배드민턴을 치는데,

라켓같은 닭다리 하나씩 쥐고서 팽팽한 신경전을 물어 뜯는다

​팽,

닭다리 받고  닭 날개

팽 팽,

닭 날개 받고 닭 모가지

패앵 팽,

닭 모가지 비틀고 닭 가슴살 .....,

일념과 이념의 닭발이 공원의 흙바닥을 파닥거리며

봄의 등 줄기를 후려친다

셔틀콕이 봄 바람에 콕 콕 박힌다

땀이 만발하는 영준이의 볼대기가

집념의 불꽃으로 뜨겁게 달궈져 태양의 엔진을 돌리자

​슈

목련 나무 위 어딘가로 날아가 버린 한 마리,  어  어  어

점수를 메기던 구름이 닭 쫓던 개처럼 멍 때리는 난국으로 네트를 거두고

치킨을 통째로 삼킨 목련은 식곤증에 하품만 연신 쏟아내고

배고픈 책가방은 목련나무 그늘아래 앉아 컵라면을 뿌셔 먹는다

수색 대원 다 모여라

둥나무 길게 호루라기를 불자

벚꽃, 진달래는 왼쪽을 흔들고 철쭉, 개나리는 오른쪽을 밀며 집중 공략을 해 보았지만

목련나무는 꼭 꼭 숨겨 놓은 치킨을 내 놓지 않고

민들레, 제비 발가락을 간지럽히고 비쩍 마른 플라타너스는 갈빗대를 뽑아 위협했지만

​무산 될 위기앞에 무릅을 꿇는, 급기야

급기야 부르면 달려오는


오락실도 오고  컵 라면도 오고  치킨 집 배달 오토바이도 오고 알바생도 오고 사장님도 오시고

우리는 할 만큼 하고

목련은 하품만 하고

휘어지도록 흔들려도 옴짝달싹 하지 않는 엉큼한 심보

한마리 혼다서 다 먹어 치우려는

저 하얀 속셈

목련은 왜 하필 저 모양새로 생겨 가지고

투덜대는 영준이 귓볼 밑으로 꼬질한 목련 송글 돋아 나

컵라면이 영준이를 꼬드겨 오락실로 가자 하는데


셔틀콕 치킨 어디에 숨었나

영준이 꿈 어디 쯤 닿아 있나

안배 된 네트의 그물망 안으로 속절없이 분침이 돌아가고

꽃들의 반란이 수그러들기 시작 할 무렵

목련의 그늘아래 치킨 껍데기 누렇게 떨어 져

봄을 파 묻어 버리려고 할 

그 때

꽃 다 떨어 진 가지 끝,

앙 다문 불멸의 한 마리 셔틀 꽃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죽지 않을

저토록 하얀 분칠

그날 이후 영준이는

가장 놓은 왕좌에 앉아 콕 콕 핀 목련을 하얀 이빨의 언어도 되새김질 하며

벌청소의 달인으로 등극했다

컵 라면이 마포 컬레를 들고 오락실로 틔기도 하지만 가끔,

나는 더 이상

책가방을 수색하여 컵 라면과 오락실을 죽이고

잔소리를 살려놓는 횟수를 줄이기고 다짐하고

살가슴 한, 장씩  한, 장씩 찢어

목련죽을 끓여 낸다

언젠가

부글부글한 거품 걷어지고 보글보글 눈부시게 피어 날  나의 셔틀을 위해.....,


벌 청소는 원기를 보충해야 총채난국을 다스릴 수 있다는 명언을

기록하기 위해

나비보다 톡 쏘는 벌침을 맞고 쓰러지겠다는

남은 봄꽃 소란스레 잔소리를 해댄다​




*총채  :  먼지를 털어 낼 때 쓰이는 도구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4-11 08:15: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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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체화된 지구 의지로 형상화 된 얼의 구획성에 도전했네요
얼의 신경적 있음에 매몰되어 자연 의지와 교리의 높음을 나꿔채려 하나 봅니다
열적 환희를 놓쳤네요
얼에도 환락적 요소만 가득하여 열락적 숭고함에 배치되는 얼 중심을 겉돌고 있네요

열적 가늠으로 된 존재 있음은 살만 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슨 말씀인지는 모르오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획성이 놓친 교리의 숭고함에
목련은 밤이 깊을수록 환하게 피겠네요
강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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