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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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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수정연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6회 작성일 16-07-03 22:17

본문

동그라미 예찬

 

 

 

비 오는 하늘을 올려다 보니

동그란 것들이 바닥에

알록 달록한 우산 사이로

예고없이 무수히 그림을 그린다.

 

잿빛 가득한 하늘을 산등성이에 담아두고

후덥지근함에 칭얼대는

아가의 눈물방울에도 동그라미는

데구르르 떨어진다.

 

사랑하는 이와의 철길 만남 속

검은 눈동자안에서도 동그라미는

살아 반짝였고

그 안에서 내가 깡총이며 보이고,

 

검은 빛 모카 향 가득 퍼지는

짙은 내음의 매혹적인 유혹에서도

동그란 커피잔의 입술로

마찰하였다.

 

통로를 비집고 앉은 숫자 속

동그란 글자에서도

우리의 자리를 발견하곤

어깨를 대고 잠이 든 두 얼굴이 쉼을 얻는다.

 

늦은 시간

창 밖으로 네온의 불빛 들이 깨어져

서울로 들어서는 길목 한강의 야경속에서도

동그란 가로등이 길을 밝힌다.

 

여행은 재미있었는지 -

사랑은 행복했었는지 -

그리움은 조금 더 채워졌었는지 -

동그란 동그란 제자리의 갈증을 지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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