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도 한 번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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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빠들도 한 번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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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앙보르
지붕 위 기와들, 팔짱과 팔짱으로 이어진다
옆구리에 파고든 고사리 손
새끼의 여린 등뼈와
보드라운 새가슴
발 끝에서 아내의 부은 종아리가 차갑다
금뱃지를 단 전직 노조위원장이 보인다
밤새 퍼붓는 빗줄기
모서리 나간 기와 한장이 살짝 들려 있다
파란 이끼 몇이 추녀 쪽으로 기어간다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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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퇴출 당한 전직 노조간부로군요
그 삶이 한 시대의 아픔으로 기록될...
아빠들도 한번쯤은
눈물이 난다///
감동적입니다
감사합니다
시앙보르님의 댓글

노조 간부 아니고요, 요즘 아빠들의 고민을 적어봤습니다. ^^;
편한 오후 되세요.
두무지님의 댓글

수준 높은 작품에
고매한 시상이 그려 집니다.
파란 이끼는 눈물에 젖어야
유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시앙보르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
세상은 어렵다 하는데 요즘 달콤시에 좀 취하다보니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도 좀 들더군요.
편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