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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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퍼포먼스 / 금테우리
치렁치렁 초록을 걸치고 지루한 세월 홀로 붉은 시름을 품던 동백이 울컥하더니 앞 다퉈 겨울의 유서를 쓰고 있다. 담장너머 기웃거리던 목련들 너도나도 목을 빼 초혼하듯 슬픔을 달래고 있고, 소문 듣고 달려온 매화들 미리부터 하얀 소복차림으로 진혼곡을 연주하더니 가로엔 만장의 행렬로 가득 메운 벚나무들 온통 밀물의 눈물바다로 휩싸인 낌새, 한동안 세찬 물결이 출렁이겠다는 것이 계절의 중론이며 관객들의 예측이다.
동백이 아직 살아 심장만한 핏덩이 눈물을 떨구고 있는데 장례부터 치르는 꼴이라니 저것들 대체 어디서 온 종족들일까
혹, 요맘때쯤이면 촐싹거리는 야단법석의 패거리처럼 만세를 부르는 걸까
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관객의 눈에서 피어나는 퍼포먼스에 취해봅니다.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습한' 인연인가 봅니다.
만장의 행렬,은 묵음이라서 더 서성이게 만듭니다.
즐거운 하루 빕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계절의 모습도 어찌어찌 엮다보면 참 인간사와 매우 닮았다싶습니다
요즘의 정국도 어쩌면 하늘의 조화인가 싶고요
저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봄날에 늘 좋은 일로만 채우시길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그 퍼로먼스에 머잖아 나도
덩실덩실 춤을 출까요..~~
김태운.님의 댓글

누구 지인이라도 공천은 받았나봅니다
당선되면 함께 춤추셔야죠, ㅎㅎ
봄꽃들이 이제 줄줄이 춤추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겨울의 장례식장에 초대되었는데 옆자리 봄의 결혼식장에 눈을 빼앗겼습니다
보내고 맞이하는 세월의 변주
겨울의 유서는 동백에게 뿌려주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이제 꽃들도 서서히 정치 일선으로 화려하게 모여들겠습니다
임기를 마치고 권력이 떨어진 장미지만 그래도 곳곳 그 여력이 남아 있네요
예식장 풍경도 한결 밝아지겠지요
그 유서는 서서히 잊혀지고요
감사합니다
현상학님의 댓글

유서 쓰고 자살하려나 봐요 자살은 반대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그럴리가요?
오래 살다보면 겨울 들기 전에 다시 필 텐데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유서를 쓰는 저동백은 누굴까요?
정초한 저 목련은 또 누굴까요?
벗꽃은 또 누구지?
김태운 시인님 동네에는
만세소리 지르는 패거리들이 득실 되나 봅니다
우리동네에는 미친 개새끼들만 때거지로 다니는 난장판 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여기 저기 팽 당하고 울고불고 야단들입니다
패거리들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만세를 부르고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는 역전의 용사들 마냥
한편으론, 쓸쓸하기도 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