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모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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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나리자 / 테울
둥근 용모엔 모가 없다
붉은 음모의 애증만이 사각의 윤곽에 갇혀있을 뿐
밋밋한 미간으로 적적한 근심을 숨겼다지만
예각의 콧날은 그녀의 모진 삶의 증표다
굳게 다문 입술은 한평생 다져온
집념의 신조
차라리 잿빛 응어리라 말하고 싶은 저 얼룩진 자태에
수치스러운 핏덩이가 웅크리고 있다
좌불안석의 불효로
모자이크한
아!
자화自畫의 초상이여!
엘리자벳이여!
여기 황사평* 같은
영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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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제주교안(濟州敎案)으로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의 집단 매장지로 출발하여,
제주교구의 성직자, 평신도의 묘지 겸 순교자 현양대회의 장소로 사용되는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천주교 제주교구 소속의 성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오늘은 마침 제주 4.3 추념일이라 겸사겸사하여 예전엣글 다듬고 올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저 모나리자의 은은하고도 뇌살적인
미소는 하루 중 어느 찰나의 모습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여인들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어쩌면 저를 낳아주신 마리아님의 초상입니다
세례명이 엘리샤벳...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소재도 다양한 늘 기품이 넘치는
시가 매료 시킵니다
뭔가를 들썩거리게 하는 여운이 좋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오늘은 증조부님 혼백이 서성거리실 4.3평화공원을 향하다
황사평이라는 성지로 발길을 돌려버렸습니다
찾아뵌지도 꽤 되었구나싶어...
꽃 대신 시로 대신하여
액자 하나 바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저도 턱을 좀 깎아야 겠군요..
봄이네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중성으로 전환하는가싶더니 이젠 완벽한 여인이 되고싶은가 봅니다
이참에 싹싹 밀어버리시든가, ㅎㅎ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

그러고 보니 오늘이 4.3 추념일이군요
늘 굴절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한쪽방향으로만 흐르기에 세상을 왜곡으로 바꿔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도 먼눈으로 사는 작자들
증조부님께서 4.3 굴절된 세상에 대항하셨군요 그 숭고한 정신에 머리를 숙입니다
모나리자로 통하여 그 깊은 내면을 쓰셨군요
환한 봄날 되세요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제주도 사람들 관련 없는 사람들 없지요
요맘때쯤이면 괜히 우울해지는...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인수 시인님!
한뉘님의 댓글

제주의 봄은 만개한데
응어리진 가슴의 한은
저미도록 남아 있습니다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시간들
모나리자의 굳은 입술에서
그 후손들의 아픔도 느껴집니다
모두가 평안한 4월 이기를 바랍니다
좋은 한 주 되십시요
김태운.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춘래불사춘이라 말이 어쩌면 딱 여기에 어울리는 말일 지도...
봄이라서 흘리는 피가 덜 굳었을 까요
대신 철철 흘렀겠습니다
차라리 얼어붙어버렷다면
덜 썩기라도 했겠지요
다시는 그런 날이 없길
두 손 모아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