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이 흔하던 시절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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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이 흔하던 시절 /秋影塔
궁하면 통한다는 말은 없었다
아무리 궁해도 통하지 않는 건, 그 아득한 날
누런 보리로 들판이 덮이기 전 쯤
한 술 줄이려고 강가에 서서 세상의
가장 느린 해와 함께 걷는 사람들
그들보다 더 허기진 건 해였는지, 그 걸음걸이가
사뭇 달팽이만도 못했는데
보리는 작년 그맘때쯤에나 익을 거라는
전갈을 보내온다
쑥털털이보다 못한 밀가루쑥국에 허기를 염해
보내면 그 느리던 해는 언제 지고 없는지
뉘 집 보리밥 구수하게 밥물 넘기는 냄새
그 냄새 담아다 올리기에는 밥상이 너무 작았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그 옛날 보릿고개 이야기가
정갈나고 맛있게 올라와 있네요
곡식은 떨어지고, 보리 익을 날을 망연히 기더리던
해는 길고 배는 고프고, 그때의 시절이 잘 표현된 듯 합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 세대야 꿈에도 상상 못하겠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식사시간에는 절대로
남의 집에 가지 않던 때가
있었습니다. ㅎㅎ
다 지난 이야기인데도 가끔은 글로
써 보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절절한 시절이 있었죠.
간장 한수푼이 한끼를 때워주던 .....
아~ 옛날이여~~~측은했던......
그래도 아련한 추억이 있어서 대화가 됩니다.
고맙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강냉이 한 개, 감자 두 알은 시치였지요.
밥풀을 흘리면 살점을 버리는 거라고 야단하던 그 시절 어른들의 고통이 있었기에,
오늘은 먹다 남은 밥이 개밥으로 들어가는
풍족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보리 고개며 6,25 사변때 굶기를 밥먹듯이 하던
시절이 있었단다 말 하면 ......
라면이라도 먹고 빵이라도 먹지 왜? 굶어요? 하고 의아하게 생각 합니다
세대 차이도 너무 거리가 달나라 쯤 되는 듯 하네요
우리의 세대는 인사가 진지 잡수셨습니까? 못 먹던 시절이라
인사법부터 다르죠 ㅎㅎ
공감 속에 잘 감상 하고 갑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라면, 빵!?
차라리 햄버거나 비프스테이크? ㅎㅎ
있어도 안 먹는 요즘 세대의 풍족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겠지요.
보리개떡 보다는 밀개떡이 훨씬 맛있던
시절이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궁한 생각으로
통해봅니다
궁하면 통하기도 하지요
ㅎㅎ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모든 게 다 궁하면 통한다면 오죽이나
좋겠습니까?
안 통하는 게 배고픔이니 그게 문제지요.
그래도 어쨌던 안 죽고 살았으니, 좀 통하기는 했을 듯....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