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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뭐해 먹지
슬리퍼 소리가 무겁고 느리다
창 밖
아내의 어깨 너머 벗꽃이 지고 있다
투명한 분홍을 바라보는
분홍의 투명한 눈
바람에 헝클어지는 분홍 눈꽃 송이
헝클어진 아내의 머리칼
조용히 냄비에 물 올려 라면 두개를 꺼내 놓는다
#.2
뭐해 먹을까
욕실에서 비누방울이 쏟아져 나왔을까
거실에 온통 무지개빛
햇살을 지나온 목소리가 떠다닌다
금방 쑥 캐다 돌아온 듯 쑥,냄새
미나리 잘라 맑은 물에 씻어 놓은 듯
미나리 향내
조금더 이불 속에 뒹굴다 느릿 느릿
나와 보면
달래 된장찌개 초장 무친 돌나물
오이 사박 사박 물 김치 올려 놓고
웃고있는 쉰 넘긴 노란 프리지아 한 다발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라면도
달래 된장찌게도
노란 프리지아 한다발 같으신
분이라면 상관 없을 듯 합니다^^
컨디션은 오직 그 분의 몫^^
미나리향 한껏 맡고 갑니다
좋은 봄 되십시요
오드아이1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