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화, 그리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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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화, 그리고 화 / 테울
1. 화화
한동안 무엇이 못마땅했는지 시무룩했다
부글부글 끓더니 뭔가 치밀어 올랐다
심장으로부터 화끈거리는 것
봄의 유체이탈인 듯,
산골짝에서부터 산허리며 산등짝이며 산머리까지
여지없이 폭발해버렸다
펑펑
불꽃인지 꽃불인지
봄에 환장한 것들
미치도록 피웠다
폭탄 터지듯
2. 화
한창 때 늦었지만 다시 꽃피우고 싶었는지
화가 난다며 열을 올리며 화륵 화륵
주책을 부리던 철그른 낭*
한참 시들어가는 뿌리로부터
얼토와 당토를 버무리는
진흙탕 소리
다행히 촉촉 다독이는 비에
성질머릴 적시고 있다
흥분을 가라앉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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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방언, 나무
댓글목록
스틸님의 댓글

드디어 쓸 마음의 마와 음의 이치를 적는군요.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몸 속 가득하던 화가 스르르르 빠져나가는 느낌이네요. 촉촉 다독이는 봄비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callgogo님의 댓글

무르익는 시밭에 꽃나비와 벌꽃이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향기가 너무 좋습니다.
실컨 취해 가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꽃이 피는 모습이 화산이 폭발하듯 합니다
<화화>해도 표현이 모자랄 꽃들의 군무를 즐기다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어젯밤에 화가 솟구친 것 다스리느라 죄 없는 꽃을 불러봣습니다
화륵화륵하던 것 겨우 잠재우고...
오늘도 아침부터 빗속이군요
오신 분들 일일이 답글 못 드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