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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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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0회 작성일 22-08-28 10:24

본문

고물 장사 




고물 삽니다 동네 어귀 돌자마자 스피카 볼륨 은은히 마을에 울려 퍼지면 우선 급한 대로 

관절 꺾인 자전거 한 대 선착순으로 올라 타고 이랴 허리춤 발로 채인 찌그러진 냄비 수줍

어 구석에 던져지면 하등 영양가 없는 플라스틱 대야들이 빙글빙글 웃으며 힐긋힐긋한다 

돈도 안 되는 저 것 비리한 눈길에 한 발길 채여도 금빛 나는 놋그릇 마님 그윽히 가슴에 

품는 날  그래도 오늘은 운수 좋은 날 마루 밑 녹슨 괭이 형님 모처럼 밭이랑의 기억일랑 

쌈지주머니에 넣고 근사한 외출에 나서고  옆 집 자루빠진 호미도 큰맘 먹고 집을 나서는데 

고물 삽니다 고물 삽니다 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호미허리춤 잡고 종종종 달려가는 청상과부 

능동댁 고물 팝니다 고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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