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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한지 한 달 된 병아리 두 마리가 죽기 살기로 싸운다
어미 닭은 이편도 저편도 못 들고 양쪽을 번갈아 보며
꾹꾹 거린다
머릿속에 그 옛날 오빠와 시도 때도 없이 싸운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부모님은 내가 잘못이 없어도 꼭 오빠 편을 든다
여자는 기가 세면 안 되고 남자에게 무조건 순종을 해야 한단다
반항이라도 하듯 무작정 뛰쳐나오면
갈 곳이 없다.
돌담 밑에 쭈그려 않아 흙집 한 채를 다 지을 때면
나를 부르는 듯 닭 울음소리가 그땐 정말 듣기 좋았고 반가웠다
허기야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는 닭 어미는
누구 편을 들겠어.
그만큼 반동으로 단단해진 나는
순발력이 없고 머리도 나쁘고 낮이고 밤도 구별 못 하는
수 닭이 되어 가고 있었다
빛이 잠든 밤에는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밤 똥 싸는
너에게 귀를 기울인다
세상에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독하고 딱딱한 너만의 성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성은 어렵게 시작되었지만, 닭은
모두 무너뜨리고 쓰라린 아픈 자국은 지우고 있다.
댓글목록
김재숙님의 댓글

으하하하 시인님~~ 저 많이 웃는 소리 들리십니까~~
저도 무척 싸우고 순종하란 말 ???? 에 반항하고 그랬지요
좋은시 웃으며 잘 감상하고 갑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시인님~~^^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요즈음 김재숙씨 시 참 좋아해요
건필 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그럭저럭 늙어가면서 중성화하는 것도 공정한 세상으로 가는 방법일 듯
ㅎㅎ 농이 지나쳤다면
헤아려주시길. ..
전 이제 반 여자임다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제발 밥 좀 해보라고 성화를 대 보지만,,,
울 영감님 꿈적도 안하시네요
젊어서도 안했다나 어쩌다나
늙어 함께 살면서 여자 남자 를 꼭 구분 해야 하나요
전 여자도 되었다 남자도 되었다
편 하게 살고 있답니다
다녀 가셔서 감사 합니다 김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