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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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발가벗은 저녁이 얼어붙은
그 길가 모서리에 책등 하나
눈 내리는 겨울밤 모닥불처럼
갈피 속에서 빠져나온 글자들이
눈송이로 펄럭이던 밤
하얀 음표들이 진눈깨비가 되고
벽난로에서 튕겨져 나온 불티들이
새하얗게 울부짖는 발자국으로 돌아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바닥의 밑바닥까지 덮어주는
새까만 눈송이가 되고 싶다
솜 이불이 되고 싶다
물수제비가 물의 등을 내리쳐도
떨리지 않는 얼음 바닥이 되고 싶다
무채색이 되고 싶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바리움님의 눈오는 밤을 걷고 싶어요
바닥의 밑바닥까지 덮어주는
무채색의 음표를 그리면서
이 겨울 꼭 한번은 그렇게...
바리움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시인님의 정한수 같은 시를 감상하며
점점 모질게 변하는 저의 素心을 갈아엎길 반복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