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오후
너는 까맣게 익고 있다고 했다.
모든 모서리를 감추고 작고 둥근 것들을
매단 채 우수수 돌아간다 하였다.
공중을 기억하는 무리들을 날개라 믿기 시작했다.
날개와 날개 사이의 것들을 꽃이라 부르고
꽃의 일들을 모두 어제라 칭했다.
그 때쯤, 우린 한 번 돌아보았나?
너는 무어라 꿈을 예언했고, 나는 벌써 오래되었다.
네가 사라지고, 깨진 거울에
조각조각 오후가 들어차고 있었다.
저기 골목을 들어서는 사람의 얼굴이 등처럼 멀다.
마음을 옮기는 일이 모르는 병처럼 너는 쉬 낫지 않는다 하였다.
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화영 선생님
잘 지내시나요
새로운 곳에서
병원 근무 잘
하고 계실테죠
이사 가셨다는
섭섭한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잘 지내시길
기원 드립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정말 오랜만이로군요.
시는 여전하시네요.
자주 시로써 뵙기를 소원해봅니다.
이화영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정말 대단한 시입니다. 좋은 시이고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