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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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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4회 작성일 21-02-03 09:56

본문

으르렁

 

너는 두 눈을 내리깔고 천천히 다가오다가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선한 모습은 감추고 분노의 표출이랄까, 미처 제소리를 내기도 전에 으르렁이 천지를 진동한다. 지구 맞은편 으르렁은 극악의 테러이고 마른하늘에 으르렁은 핵미사일 부딪치는 소리다 숨겨둔 송곳니 드러내며 서로의 꼬리 치켜들면 체면의 으르렁이 숨어들어 심장 깊숙이 칼날을 밀어 넣고 있다 그렇게 내지르고 싶은 으르렁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다 반쯤 식어 버리면 문득 그 옛날 데려오지 못한 으르렁을 토해 놓는다 채 거둬오지 못한 으르렁은 꼴깍 삼키고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으르렁이 왈칵, 왈칵, 쏟아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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