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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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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0-03-23 01:25

본문

힘겨운 목련/지천명

봄바람에 꽃봉오리를
맡긴채 몇날밤을
기다리면 탐스럽고
하이얀 꽃송이를 피우던
3월의 어느날은
언제나 새봄의 시작 이었고
살랑살랑 봄 바람 부는
가슴마다는 꽃바람을
풍선처럼 부풀리며
이유없이 설레이기
마련이었다

알싸하고 쌀쌀한
꽃바람은 매서웠으나
풀빛으로 물들어 가는
대지는 따사로운
연두빛으로 눈인사를 나누었기에 햇살은
그 어느때보다
보드라웠다

힘겨운 이 봄날에
목련이 핀다

눈처럼 새하얀
꽃잎이 잘 빚어진
백자 처럼 매끈매끈
반짝이는데
어디서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봄을 즐기듯
봄바람 인사한번 나누기도
무섭기만 한 때이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냄새를 맡을수도
없는 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좀먹어들어 가고
우리들의 봄속에
목련 꽃도 힘겨운
봄을 맞아서
꽃잎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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