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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정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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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0회 작성일 22-09-13 08:40

본문

가을밤 정취

 

캠핑 나온 풀벌레소리 낭만적인데

가을밤 정취를 따 담을 바구니가 없네

반딧불을 달빛에 비추어보네

반딧불이 빛 속에 달빛의 소리가 비어있네

작은 빛 큰 빛이 만든 그림자도 속이 텅 비어있네

반딧불이의 빛은 꽁무니가 살아 움직이네

이목구비를 갖고 싶은 그림자가 빛의 동작을 살갑게 따라다니네

풀벌레소리는 정겹게 귓가에 흐르고

발치에 따라붙은 그림자가 오래 사귄 벗처럼 주인을 위로하네

풀밭 위에 교차하는 곤충들의 노랫소리가 빛을 흔드네

차갑게 내리는 이슬이 달빛을 가두어

하룻밤에 천일 밤의 이야기를 풀어 풀잎과 나무에 한 줄로 거네

곤충들은 기문(氣門)이 열린 틈새로 날개 떨듯 노래하네

그림자와 함께 달빛 창가에 엎드려 깊어가는 가을 밤

하룻밤에 많은 노래를 들어도 흉내뿐인

그림자의 귓속이 천일(千日)처럼 비어있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9-14 10:46:3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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