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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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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785회 작성일 19-09-04 11:58

본문

가을장마

지난여름은 답신이 지워진 바람이었네

여린 잎맥 같은 표정의 연서를 안고

발자국이 남지 않는 길을 걸었네

닿지 않는 곳에서 불어온 너를 바라보며

비밀을 숨긴 지금이 좋은 때라고

먼 기억을 건너던 밤은 잠들지 않았네

한숨처럼 버린 문장의 입술을 훔치다

시름 짙은 꽃나무 울음 밴

벽 앞을 망설이며 함부로 침묵을 지워가는 밤

물길로 흐르다 멈춘 하얀 애련

축축함은 때로 이별보다 앞서갔네

창가에 핀 나팔꽃인 듯 차마 내보이지 못한

더운 입김으로 미리 접혀 숨 고르던 너는

몇 번이나 등을 기대던 이름이었네

길들이지 못한 눈빛으로

첫인사를 나누고 마지막 질문을 끝냈을 때

우리는 어느 계절의 무게로 남았을까

오랜 미열에 첫 장미를 피우던 그 날처럼,

열꽃 돋는 오한을 가만히 밀어내며

식은 체온을 데우는 새벽녘

덜컹거리는 심장을 들여놓은 빈방에서

자신을 오래도록 지키며 걸린 풍경 한점,

마른 잎 뚝뚝 지는 가슴 한켠 담아 

뒤척이는 문을 힘들게 닫았네

울음 그친 가시에서 이명을 걷어내고

나무를 감아 오르는 허공, 화르르

눈물 매달린 몸을 붉어지도록 털고 또 터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05 09:35:2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주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숨처럼 버린 문장의 입술 훔치다
꽃나무에 울음이 배인,,,
가을장마의 밤이 꽤나 무겁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래 가을 장마가 짧지만 기세는
더 무섭게 내려앉아 단시간에 승부를
보는 법이지요
이 장마가 걷히면 가을은 기다렸다는 듯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신 곳까지 가을장마가 달려갔나 보네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한차례씩 퍼붓다 개이다
구름이 마지막 안간힘을 쓰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표현들이 많네요.
자꾸 보게되는 시어들
자연스런 문장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좋은 시에 기대다 갑니다^^
오늘 마침 비도오고 ...
늘 건필하소서,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처럼 눈밝은 분이 좋은 표현들이
많다고 느껴주시니 더할나위 없이 기쁩니다
격려 힘입어 더 잘쓰고 싶은데
항상 갈증은 심하지만 시심이 고갈 된것 같아
깊이 들어갈수록 어렵네요
좋은 시로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맘때쯤 오는 비는가을을 맞는 진통인지
거세게 몰려올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 비가 지나고 나면 햇살은 더 반짝이겠지요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름에는 여름이라서 장마쯤이야 견딜만한데
이렇게 가을 초입까지 장미로 책색하는 이 가을의 무게를
장마의 무게로 포착해서 울려내는 이 감미로운 선율!
언제나 섬세한 손끝으로 짜내는 가락은 언제나 들어도
정겹겼습니다.
거기 빚어내는 가락마다 사연들이 묻어나
커피라도 끓여보내 싶을 만큼 분위를 돋아
우리들의 시름들을 모두 뽑아 장마에 실어보낼 것 같습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힐링 시인님의 특별한 감성은
부족한 시의 곳곳을 잘 어루만져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표현한 것보다도 더 섬세하게
느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눈부신 햇살을 보여주기전 한번씩
이렇게 재정비를 하는 자연의 뜻이 있겠지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쾌하고 풍요로운 가을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미소님의 댓글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작방 조회 수가 고장났나봅니다, **

장마에 흠뻑 젖어 숙인 고개의 뜨거움 털어내고 대신 반짝 들어올린 가을햇살보고 갑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고운밤 되십시오

라라리베님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조회수가 이상하네요
첨에는 창방에 경사가 났나 했습니다 ㅎㅎ

저도 딱히 해놓은 일도 없이
시간만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항상 숙제 못한 것 같은 미진한 마음이랍니다
열정을 되살려 보고 싶은데 항상 마음만 앞서네요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가을
알차고 풍요로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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