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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59회 작성일 19-09-14 10:18

본문

나는 그대를 생각하면 아득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소처럼 밀려와 호흡을 모두 헤집고 떠나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끝없이 잠들어있는 나무의 생과 작은 어깨가 너무나도 닮아있었기에, 씁쓸한 마음만을 조용히 삼킬 수밖에 없었음을 회고하는 의미입니다

삼킨 숨은 일부가 됩니다
그대는 여전히 삼켜내지 못한
쓰라린 일부라 허파에 쌓인
기억들은 숨을 쉴 때면
겨우 들었던 잠에서 깨어나
다시 나를 멍들게 합니다
그럼 쉬던 숨을 멈추고, 창밖에 내걸린
그대 이름을 한입 베어 문 채로
삼켜내기 위한 헛구역질을 반복합니다

여름이 지고, 타오르던 태양도 저물고
밤이 오면
그대,
내가 사랑하던 그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형상만 남아
사랑하기 위한 만큼의 노력을
이루어내야만 했기에 내 일상은
작은 망각 사이로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빛도 없는 작은 방에
그림자로 맺히려는
막연한 소음이 있었습니다

손짓하는
밤과 그대와
나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16 09:45:1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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