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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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15회 작성일 20-04-18 13:02본문
목련이 지던 날 / 이 종원
휘황찬란한 교차로 지나
골목 안쪽 어둠을 환히 비추던
목련 집 간판에 불이 꺼졌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 햇살 담근 얼굴로
함박웃음 소곤거리더니
낯선 기침 소리와 어색한 가면으로
짙게 가린 구름 아래
소란스런 주문도 잠잠해지고
확진의 숫자로 몸살을 앓는다
숯불에 달아오르던 육향 사그라들 때
목련은 꽃 뿐아니라 나무까지 춥다
점화를 멈춘 불꽃에
식탁이 실려 나가고
깨진 유리창에 자물쇠가 걸린다
멈추지 않는 도미노
비 그림자 물러간 어는 날
목련은 눈물로 마지막 전원을 내렸다
소등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목련 집 건너 매화 집
진달래 분식과 벚꽃 네는 벌써 손을 들었다
옆집으로 옮겨붙은 독백은
불보다 빠르게 도심으로 번져나갔다
봄이 생기를 잃으니
매화도 벚꽃과 동백도
그늘에 앉아 향기 권할 수 없어
꽃은 혼자서 겨울로 돌아갔고
벌과 나비도 길을 잃고 고치로 들어갔다
미소 잃고 나뒹구는 목련만
빈 봄을 두드리다 간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타깝기만 합니다.
자영업자가 지워지고 지워지는 현실
중심상가 가보면 거기엔 겨울입니다.
뭐 남은 게 있어야 힘내라 하죠.
시를 감상하는 동안 가슴이 뭉클한 봄이군요.
오랜만 입니다. 잘 지내시죠.
늘 건필하소서, 이종원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적절합니다
잡아당기는 힘을 가진 시라 느껴집니다
수상한 세월 건강하시길.
피랑님의 댓글
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춘래불사춘 풍경을 꽃으로 고스란히 담으셨군요.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거라는 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시인님 하시는 업종이 그러하여 염려됩니다.
지구가 몸살을 앓는군요.
한려수도는 이명윤 시인님과 같이 잘 지키고 있습니다.
모쪼록 힘내서 건강하게 헤쳐나가도록 하입시다.^^
임기정님의 댓글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장이고 동네가 시끌벅적 해야하는데
요즘 나가는게 걱정까지 됩니다
제가 그러니 남들이야 오즉하겟습니끼
얼른 갱기가 나져야 하는데,
그러하겠지요
이종원 시인님 오랫만에 안부 내려놓고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는 보통 사람들이라 믿습니다. 꺼질 듯 말 듯하지만 다시 타오르는 불씨가 활짝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이장희님, 너덜길님, 피랑님 그리고 기정님!!! 고맙습니다.어떤 불씨든 꺼트리지 마시고 활짝 피워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시의 불을 꺼트리지 아니하고 방에 오랫만에 왔습니다. 곁들여 안부 놓습니다. 감사합니다.
강북수유리님의 댓글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