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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회 작성일 20-07-28 00:01

본문



1.


까마득한 석벽(石壁)에 꿈틀거리는 핏줄이 뻗어나간다.


붓꽃의 주홍색은 거칠게 분노하여 일어서고 수선화의 노랑색은 부드럽게 한 방향으로 쏠렸다.


험준한 바위 사이 몸 낮추고 좁은 동굴로 기어들어가는 바다가 보였다.


갑각류의 검은 껍질에 비치는 하늘은 새파랗고 숨막혔다.



2.


장미여 신 포도즙 흘러가는 그 빛깔 부르르 떨리는 전율은 어느 으로부터 온 것인가? 이번엔 소곤소곤이는 작은 청록빛 잎으로 다가오네. 구릉에 놓인 차가운 바위가 잎을 아는 체하네. 어느 神의 가죽을 벗겨 부풀어오르는 바닷바람과 몽롱하게 가장 깊은 최면으로부터 해무(海霧)를 일으켜 소용돌이 속에 어선(魚船)의 뼈 띄우는 황홀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얀 돌계단을 올라가 이 길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음을, 그저 투명하게 모든 것을 반사하는 거울이 바닥에 깔려 있어 황홀로 투신하는 종이들을 영원에 투사(投射)할 뿐이네. 종이들이 일렬로 하얀 돌계단을 내려오네. 글썽이는 하얀 손이 쥐어뜯는 은어(銀魚)의 부레. 가라앉는다. 얼음과 홍염(紅焰)이 뒤섞인 심연 속. 날개가 돋아나는 잎맥이 몸부림친다. 파란 올리브 열매 하나의 무게. 열매 하나만큼 까마득히 발 아래, 흰 거품들. 질주하는 청마(靑馬)떼 울부짖음에 섞여 바위로 힘차게 직진하는 것이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7-30 10:45: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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