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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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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7회 작성일 22-03-19 14:58

본문

  퇴근길 





  기쁨과 슬픔은 기차 레일처럼 나란히 가는 것


  어스름 스며든 지하철 좌석 서로 마주보며 앉은 사람들

  게임, 드라마, 카톡, 온갖 커뮤니티에 눈을 접지하고선 정신을 쏟아부으며

  늦바람처럼 역들을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더 좋은 나는

  창에 스미는 빗물을, 길가에 핀 플라타너스를, 움츠린 채 걷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을,

  마음의 카메라에 주워담고 있다


  언젠가 부질없는 몇 가지 생각들을 떨치려 애쓰던 밤들과

  그 밤에 찢어버렸던 검은 활자들,

  비틀거리던 정신과 그 행간의 아픔을 들켜버린 날들이 있었다


  출근길을 지나 하루의 부대낌을 지나 긴 터널을 지나

  

  희미해진 눈과 가늘게 떨리는 배를 낡은 내 손이 쓰다듬으면

  시나브로 저녁이 오는 소리,

  끝내 사랑을 찾은 식탁

  위의

  젓가락 숟가락 소리


  어쩌면

  생은 따스한 김이 피어오르는 된장찌개 한 그릇 먹는

  기분으로 사는 것일 거라는 내 짧은 생각을 지나

  환승역 지나 집으로 가는 퇴근길


  불이 왔다 갔다 하길 반복하는 전등 하나가

  집 현관문을 열고 선 나를 반기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3-21 08:55:0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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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퇴근길에 읽으니 부은발에 붓기가 빠져 나가는 듯
위로와 힘이 되네요

감사히 읽으며 하루를 내리고 있네요
너덜길 시인님 남은 시간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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