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락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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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2회 작성일 22-06-28 18:52본문
꼬락서니
엊저녁에 마신 압정에 망가진 아침을 맞아요 씹다 만 손목이 얼굴에 묻어 있고 다 쓸지도 않은 심장이 눈꺼풀에 끼어 있는 거야 아침 먹겠다고 프라이팬 들고 퉁퉁 부은 눈두덩을 터트리고 말이야 그것도 무슨 내장이라고 젓가락 들고 휘젓다가 그만 혀까지 뎄잖아 순간 우르르 몰려드는 달걀 껍데기들 확 뱉자 우유 한 잔 마신다 괜찮아 응 괜찮아 괜찮기는 뭘 괜찮아 바스락거리는 닭똥 구린내에 심장이 다 뜯길 뻔했는데 집이 한 며칠 조용할 것 같더니만 어찌 안 시끄러운 날이 없네 어제 들어온 그 마녀 때문이지 이 빠진 앞니랑 좋지도 않은 얼굴 맞대었다가 순간 손톱이 다 뽑혔잖아 그년 때문에 자꾸 빠지는 머리숱 결국 약국에 들러 카필러스(모발 영양제) 사고 한 번 더 샤워하면 몇 안 되는 머리숱, 수세미처럼 엉킨 바닥만 보겠지 띄움 띄움 띄움 띄움 전화 벨소리 병원이다 또 기계가 안 된다는 건가 여보세요? 어젯밤에 발작을 했거든요 구린내를 다 쏟아 놓았거든요 나사 몇 개 넣고 드라이브로 두개골을 뜯다가 무슨 작난일까 실실 웃는 공구통 퓨즈나 볼트를 넣어야 되는 일 나사 몇 개로 된통 꼬다가 구름만 늘었어 먼지 사이로 바들바들 구름집 보다가 밤새 알 까놓은 저 수박들 봐봐 돌덩이 낳은 지 얼마 됐다고 산통에 머리통 굴리고 있는 거니 더 굴린다고 뭐 괜찮은 밥이라도 나올까 그래도 알아듣지 못해 이 뜯긴 탁자에 또 앉아 있는 거니, 여보 거기 그냥 앉아 있지 말고 빨리 와서 설거지 좀 해줘요 여긴 바쁘단 말이야 이년이 뻔뻔스럽게 머리채 잡고 놓아주질 않네요 너는 주식이 도대체 뭐니 맨날 다이어트한다며 노을만 뜯다가 다 뭉개진 거 들여다본다고 그게 오를 것 같아 마 치아라 그러고 보면 하루가 참 길어 그냥 죽자고 앉아 있는 저 꼬락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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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마의 시간입니다.
온종일 끈적하고 습한 기운들이 얼룩처럼 달라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두통약을 곁에 두고 보냈습니다
장마가 끝나면 또 폭염이 오겠지요
당분간은 각오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요,
시원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들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많이 듭니다.
예전엔 열심히 무언가 하기도 했는데...
망가진 하루 같기도 하고 글쓰지 않으면 더욱
망가져 버린 하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콩트 시인님.....
비가 좀 와서 그런지 그런대로 시원한것 같기도 합니다.
남은 시간도 잘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