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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88회 작성일 22-08-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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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 내리는 가을비에 가까이 다가가면 뉴욕의 가을에 다가가는 것 같다. 폐렴에 콜록거리며 무너지는 방, 쓸쓸한 눈썹의 소녀는 흐린 거울을 닦으며 타들어 가는 은행나무 잎에 얼굴을 댔다. 


은행나무 잎의 중심은 차갑고 정지해 있다. 


웨스트 110번가 할렘 맨해튼. 더러운 유리창에 따닥 따닥 두드리는 궤적들. 경찰차가 지나가면 잔해같은 거리는 더 조용했다.

   

황홀이란 이런 것이다. 녹 슨 계단 난간이 삐그덕거리는 소리. 가스 곤로에 얼굴을 박고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 얼굴 위를 지나갔던 봄 여름 가을 겨울. 아이들은 굳어 시퍼래진 그녀 발치에서 조개껍질을 주웠다. 짓이기면 시퍼런 풀물이 얼굴에 묻는, 내 유년이 실비아 플라스의 허물어지는 얼굴과 함께 누웠다.


그녀 가슴이 열려 흐느끼는 밤. 빈 종이 위에 가을비 뿌리는 검은 담장을 따라, 줄 선 사람들 지나쳐 한참 걸어갔다. 그러면 실비아의 자궁으로 향하는 붉은 문. 어느 흑인이 가리켜 주는 피아노 음계를 따라 우리는 꿈틀거리는 방 안으로 들어섰다. 투명한 칵테일 잔 안에서 해부 당한 여자의 떨림. 그녀의 치아들은 동서남북으로 가지런했다. 활활 타오르는 석탄더미처럼 뜨거운 아프리카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시취가 발랄한 소리를 낸다. 붉은 잇몸을 드러낸 맨드릴, 내가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만났던 여자, 그것이 누구였든, 실비아 플라스였든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였든 모두 이 파열음들의 원시림 안에서 난교하였던 것이다. 나체의 자기파멸적인 공주들을 높은 천장에 고정해 두자. 샹들리에가 스펙트럼으로 퍼지는 절규를 내 머리 위로 쏟아붓듯.  


벌거벗은 은빛 펜이 그 여자의 얼굴 위에서 예리하게 사각거린다. 풍만한 상징들의 방. 나는 누렇게 뜬 얼굴로 검은 서가에 꽂혀 있던 그녀의 표제를 벗겼다. 사막이다. 그 위로 독수리 한 마리 날아다니는 청록빛 상처 - 실비아 플라스는 얼굴이 반쯤 깎여 나간 채로 모래알들 사이를 뛰쳐 나간다. 아니, 나는 꿈틀거리는 아나콘다를 그녀의 음모 아래에서 건져 올렸다. 그녀는 날 노려본다. 황금으로 감싼 그녀의 얼굴도 뱀에게 삼켜졌던 것이다. 아마 그녀는 질식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8-16 08:34:51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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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울함이 형상화되어 신성 울림이 되고 있습니다
영적 격이 되기 위한 모독을 향한 걸음에 순수함이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자기 기만과 복속의 율이 신성과 왜곡된 모독의 잔영과 융화하고 있습니다
나아가는 기상이 푸름의 율과 같이 하여 성스러움의 계단에 서려 합니다

형언되는 이상의 날개가 꺽어졌습니다
형용되는 성찰로의 부름이 역경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자아로서 격의를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의 구현이 열락의 경지에 섰습니다
선경 울림이 당도해 있어 적의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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