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기듯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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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8회 작성일 22-08-26 05:50본문
오늘도 책장 넘기듯 문을 연다
여백
같은 길 한옆에
가지로 막 갈겨써진 듯 서 있는 겨울나무
그의 삶 기록된 낙엽들
사람들이 주석처럼 읽으며 걷는다
생의 이력이 먼지로 덮인 간판 제목들
무심히 훑으며 도착한 정거장
버스 문을 페이지로 여니
좌석 칸 칸 내력 담긴 얼굴들이
제각각 활자로 출렁거린다
지금껏 내가 알고 지냈던 표정의 문장들
잠시 떠올려 보지만
가까울수록 습관처럼 읽게 되고
사랑이란 한 줄이라도 정확히 이해해보려 하는 것이리라
풍경들이 속도에 속절없이 넘겨지다
하차 후 들어선 골목, 행간처럼
하루살이의 처절한 날갯짓 의미를 되새기며 걷다
들어선 사무실, 엄격한 문법 구조인 구문이다
빽빽한 본문을 한 단어씩 정확히 파악하되
각자의 역할이 주어진
주연이든 엑스트라이든 치열한 극 펼치다
계절 바뀔수록 빛바래지는 지면들
아직은 부록으로 남은 시간
오십오 페이지 넘겨도
베스트셀러 될 만한 인생 살 수 없지만
죽기까지 삶의 드라마는 미완성이기에
가슴 모서리 베인 자국으로 접힌 채
늦은 밤
쓰던 책 덮는 듯 방문 툭, 닫는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단하십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부럽습니다 필력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시로 하루를 기분좋게 열게 되네요. ㅎㅎ
늘 건필하소서, 시화분 시인님.
시화분님의 댓글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 글을 퇴고해 보았습니다.^^
읽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무덥네요. 아무쪼록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