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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6회 작성일 22-09-0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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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에 닿자 이상하게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점점 거세지는 눈발은 유코를 닮아 가슴을 여린 빛 흘러 내리는 비단으로 

여미는 것이다. 빛만큼 읽어내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역사(驛舍)의 창이 잠깐 열린다. 또 다른 빛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거기 더해서 

여러 가지 색채의 고동소리도 들려왔다. 고동소리에는

잔잔한 고통같은 것이 섞여 있어서 

눈발이 저렇게 거세지는 것도 이해가 간다. 열린 창으로 

젊은 여자 목소리가 들려온다. 젊은 어머니는

아이 이름을 불렀을 것이다. 아이는 검은 철로 위를 걸어가며 

어머니의 부름에 대답 대신 

뜨거운 각혈을 뱉어낸다. 아이의 손에 검은 병이 들려 있다. 

유코도 저렇게 기모노의 가슴 부분에서 

피가 배어 나왔다. 가슴을 두드리며 

열린 소매로부터 등나무 넝쿨들이 뻗어 나왔다. 

그녀는 눈발이 거세지는 복도를 걸어 

가느다란 발목 아래 흘러 내리는 버선

임신한 여자의 모습으로 나무계단을 

삐걱삐걱 올라간다. 기모노가 소곤이듯 바스락거리고 

곱게 접혀 있던 비단자락이 흩어져 길게 펄럭이며 계단을 내려온다.

나는 등나무꽃 빛깔처럼 옅게 퍼지는 

피 비린내를 맡는다. 내리는 눈발은 때로 연보랏빛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 경첩 거울 속에 

언뜻 나무문이 어린다. 이 임신한 나무문은 어디에서 왔는가? 나는 유코를 따라 

눈발을 헤치며 이 간이역에 다다른 것인데 말이다. 눈발은 더 거세지고 

지금이 아침인지 오후인지 구분할 방도가 없다. 짚더미들을 모아다가 

재가 되도록 태운다. 수정의 결정을 통과하여 오는 

소리. 유코의 입술은 새빨갛고 치아는 가지런히 하얗다. 그 목소리는 지금

나더러 창을 닫고 모든 풍경으로부터 눈을 감으라 한다. 

열린 창이 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도  

샤미센을 하얀 몸에 두른 그녀도 

거센 눈발 속에서 오히려 또렷이 부각되어오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9-06 07:29:2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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