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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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83회 작성일 22-09-19 23:32본문
雪山
雪山에 묻혀 잠들어 있는
오두막이 있었다.
치운 학 한마리처럼
두 날개를 접고서 고개를 푸욱
날갯깃 속에 파묻고 있었다.
길도 바위절벽도 삼나무와 붉은 기둥 신전도
일미터 두깨 적설층 아래 파묻혔다.
나는 눈더미를 헤치며
길 없이 그저 새하얗게 빛나는
입김 속을 몽롱하게
두개 설탑 (雪塔) 사이를 걸어간다.
새벽눈은 투명하고
그 속이 새파랗다.
석류껍질처럼 얇은 햇빛 안에
작고 영롱한 보석들이 깨지는 소리.
깨끗한 얼음 바람이
혀 끝에 시다.
나무문이 열리고 유리창이 떨리며
집은 조용히 깨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9-20 08:14:4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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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진눈개비님의 댓글
진눈개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리처럼 투명한 감성이 깨질듯 표현된 아주 품격이 높고 좋은 시입니다
여기 실린 대부분의 시들은 아마추어리즘에 젖어있는데 이 시는 K2봉 처럼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