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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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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7회 작성일 22-09-2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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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류


차임벨 소리 울리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편안함이 사치라고 여겨질 때 금기의 나잇살을 꼬깃꼬깃 접어 주머니에 구겨 넣고 계단을 올라갔다 이층 문이 열리자 수평선이 마중 나와 있었고 나는 습자지 같은 얇은 수면 위를 거닐었다 발자국이 또 다른 발자국을 조각할 무렵 수면 아래로 슬라이스가 된 실오라기를 닮은 햇살 한 줌이 고래의 폐포를 부풀리다가 더듬거리며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했다 조각조각난 수면 위로 무지갯빛 비늘로 치장한 내 유년의 동무들이 꼬리지느러미를 펄떡거리며 뒤뚱뒤뚱 마중을 나온다 건너편 둑방에 솟은 마천루의 독을 품은 말미잘의 촉수 사이로 니모를 쏙 빼닮은 아이들이 집게발로 자화상을 그리고 있었다 점과 선과 면을 삼켜버린 몸짓과 몸짓 사이 파문으로 일렁이던 숱한 동그라미들, 애깃살로 날아와 숨바꼭질하듯 파란 도화지 위에 윤슬로 박힌다 카바이드 불빛으로 위장한 파도를 삼켜버린 암초 같은 남극의 크레바스에 빠진 고래의 행적이 우주로 잠망경을 내리고 서서히 잠항하고 있었다 까마득한 전설들이 물 낯으로 흰 거품이 되어 벌겋게 끓어오르고 부스럼 같은 날들이 파두波頭의 꼭짓점으로 도돌도돌 돋아났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2-09-28 21:26:2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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