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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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마당
박 상 영
처마 끝에 매달린 빗방울 하나
떨어지지 못한 채
저녁을 붙들고 있다
산은 해마다
같은 자리에 앉아
말없이 옷빛을 갈아입고
강물은 낮은 곳으로 몸을 옮기며
제 길을 잊지 않는다
빈 마당을 쓸다가
문득 알게 되었다
세월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것들 속에서
조용히 빛을 거두어 가는 일이라는 걸
젊은 날은
강물 위 윤슬처럼 번뜩였으나
이제는 무뎌진 자리마다
숨결 하나 남아 있다
개울은 돌을 밀어내지 않고
휘어가며 길을 만들고
탁했던 물도
오래 머물면
바닥부터 맑아지듯
사람의 마음에도
가라앉은 빛 하나
끝내 남아
밤이 깊어
창호지 위 달빛 한 장 스치면
빈 마당엔
쓸린 자리만 환하고
세월은
흔들리던 물속부터
먼저 맑아진다
댓글목록
김용화님의 댓글
참 좋은 글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두 번을 읽었는데 외람되게도
머릿속에 잘 정리가 안 되네요.
무슨 말씀을 드릴려고 하는지 필자가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54행이 되는 이 긴 글을 통일성 있게 1, 2, 3 이런 식으로 끊어
다시 재구성해 본다면 어떠실지요.
유사한 이미지의 반복도 많이 보여요.
선이 넘었다 생각하지 마시고 좋은 한 편의 시로 탄생되길 기원합니다~~
박상영님의 댓글
저도 그런 점이 좀 아쉬웠는데 시인님의 고견을 듣고
일부 수정을 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