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노래 / 이건청 > 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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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노래 / 이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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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재숙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1회 작성일 23-06-05 12:09

본문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을 부르는 노래 / 이건청


너를 잊었네,

까아맣게, 깜깜하게 잊었네

너 없는 세상에서

나는 키가 크고,

기러기 떼 지어

기역자도 니은자도

쓰며 가는

천의 날이, 만의 날이

갔네,

잃어버린 신발들

검정고무신, 말표운동화

물 따라 떠내려 간 날들이

쓰러지거나 엎어지거나

덧 쌓여서

80년 내 퇴적암으로 굳어

옛날,

그대로 잠들어 있으리

무서리 내린 늦가을

새들은 아직도 노을 속에서

들끓고 있는데

나는 내 비글호* 돛을 올려라

유년의 일기 차곡차곡 적힌 곳,

화석 되어 쌓인 유년 퇴적암에

귀를 대고 엎드려 듣느니,

들리네, 까마득 먼 곳으로 가서

섬이 된, 암초가 된 푸른 멍들이

갈라파고스 육지 거북도

큰뿔코뿔새도 그냥 거기서 크고 있다고

열아홉 개 섬과 암초들이

해무海霧에 실어 전하는 소리,


갈라파고스**

내 잊혀진 날들의 갈라파고스.



[우는 감상문]

계절을 잊었다네. 한 번도 봄이 오지 않는 곳에서 언 땅에 씨앗감자를 심고 언젠가 봄이 올 테니 주렁주렁 나를 닮지 않은 소망이 가득 달리기를 기도 했다네. 곡갱이를 들고 저 멀리 땅을 파고 있는 늙은이가 가물거리네. 해질녘 빈 바구니에 철 지난 계절을 한 웅큼 띁어 올걸세. 내가 알지 아~ 암 내가 척 보면 알지.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저 노파가 나 인것을 왜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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