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시모로 연주할 때가/박기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피아니시모로 연주할 때가/박기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 26-03-02 08:25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60302)


아니시모로 연주할 때가/박기준



  어제보다 차갑고 내일보다 덜 추운 부연 새벽이 내 그림자를 붙들고 바닥에 젖은 낙엽처럼 붙어 있는 너를 움켜쥔다 햇살이 말을 건넨다 놓지 않으려는 너를 안타까워하며 빛의 조각을 둥그렇게 내민다 당신을 다시 읽어야 할 계절이 기척 없이 다가와 내 품을 속절없이 파고들어도 밀어낼 힘이 없는 서로, 우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겨울을 켜는 오래된 바이올린과 몇 번 이별해 보았다 헤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못내 밀어내야 하는 양지바른 곳의 응달처럼 점점 왜소해지는 나만 남았다 강물 속을 흐르는 강물의 속사정이 돌 틈 사이 맴도는 정지된 자각이 따라 멈추는 강어귀에 돋음 발로 서 본다 정치망 그물 같은 네트워크를 닫고 새살이 돋을 때까지 줄이고, 줄이고 간헐적 단식도 했지만 변주될 봄을 맞이하기 위한 회색 몸부림만 겨울을 외곽부터 무너뜨리곤 했다 돌아서, 고해성사할 것이 남아 있는지 가늠해 보고 못 믿을 손금 안에 펼쳐지는 작은 빛무리 움 틔우는 버드나무 가지를 여리게 당겨 보는 것, 이제 우리는 서로 변주할 때가 되었다 나의 나는 다시 페이지 터너*로 되돌아갈 준비에 분주하다. 음계가 뭉그러져 보이는 내가 늙었다


*페이지 터너 : 피아노 연주자의 악보를 넘겨 주는 사람


(시감상)


  봄이다. 시인의 말처럼 겨울을 켜는 바이올린은 이제 넣어두어야 한다. 소리 없이 소리를 내는 강으로 나가야 한다. 물오른 버드나무를 가만히 당겨 본다. 손바닥에 올려놓은 햇살 가닥 한 줌을 꼭 쥐고 말의 해를 달릴 준비를 채비해야 한다. 봄의 연둣빛 교향악을 들으며 다음 악보를 넘겨줄 준비를 한다. 삶은 그렇게 버릴 것은 버리고, 수긍할 것은 하고, 맞이할 것은 맞이해야 한다. 비록 나의 음계는 형체 없이 뭉그러져 있지만 당신의 발랄하고 경쾌한 연주를 위해 새로운 악장을 준비하고 C장조의 협연을 마련해야 한다. 변주할 때가 되었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2026.03.02 김포신문 기고


(박기준프로필)


2023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2024년 오륙도신문 신춘문예, 2024년 시사불교 신춘문예(디카시) 당선. 시집 『초록을 읽다』(공저), 수필집 『동그라미의 말』(공저). 제1회 한국디지털 문학상(수필), 제44회 근로자문학제 수상(수필), 『선수필』 신인문학상, 직지 콘텐츠 최우수상, 호미곶 흑구문학상 대상 등 수상.



      박기준 시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80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03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5-07
502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5-06
502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5-06
502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5-06
502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5-05
502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5-05
502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5-05
502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5-04
502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5-04
502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5-04
5020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5-04
501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03
501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3
501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3
501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5-03
501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5-03
501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2
501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5-01
501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01
501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5-01
5010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4-26
500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4-26
500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4-26
500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4-23
500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4-23
500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4-22
500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4-21
500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4-21
5002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4-18
500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4-17
500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4-16
499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4-16
499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4-15
499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4-11
499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4-11
499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4-10
499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4-10
499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4-10
4992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4-10
499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4-09
499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4-09
498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4-08
4988 솔바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4-07
4987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3-27
4986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3-21
4985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3-15
4984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03-08
열람중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3-02
4982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1 02-20
4981
담배/장승규 댓글+ 2
조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5 02-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