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봄꽃들 / 김용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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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근의 아침을 여는 詩]
지는 봄꽃들 / 김용두
날 풀리자
모처럼 놀이터 나와
뛰노는 아이들
시간 가는 줄 모르다
날 어둑어둑 해져
슬슬 불안해지면
엄마들이 와서
하나씩 하나씩 불러들이고
울먹이며
품에 안기는 아이들
놀이터는 이별 중
[詩 감상] 엄마라는 이름의 대지로 돌아가는 꽃잎들
김용두 시인의 이 작품은 꽃이 지는 섭리를 놀이터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풍경으로 치환한, 맑고도 애틋한 수작입니다.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낙화'라는 소재를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시인은 흐드러진 봄꽃을 놀이터에서 정신없이 뛰노는 아이들에 비유합니다. 따스한 봄볕 아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피어 있던 꽃들이, 저무는 시간의 그림자 속에서 하나둘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날이 어둑해져 불안해할 때쯤 엄마들이 나타나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장면은, 지는 꽃들이 제 뿌리인 대지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자연의 순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울먹이며 품에 안기는" 모습에선 소멸의 슬픔보다 가장 안전한 곳으로 돌아가는 안도감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특히 이 작품은 지하철이라는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맑은 영혼을 지켜봐 온 시인의 시선이 머물러 있기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옵니다. 아이들의 몸짓 하나에서 자연의 거대한 질서를 읽어내는 시인의 마음은 그대로 독자에게 전이되어 위로가 됩니다.
"놀이터는 이별 중"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시 전체를 관통하는 백미입니다. 여기서의 이별은 종말이 아닌 내일의 만남을 기약하는 ‘귀가’와 같습니다. 꽃이 지는 것을 봄날이라는 놀이터에서의 유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참으로 다정합니다.
꽃잎 흩날리는 풍경을 보며 슬퍼하기보다, 충분히 즐겁게 놀았으니 이제 편안한 안식처로 돌아가고 있다고 다독여주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 쓰임이 읽는 이의 마음까지 포근하게 감싸 안아줍니다.
(글 / 양현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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