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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각 =박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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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63회 작성일 25-06-25 00:36

본문

지각

=박 준

 

 

나의 슬픔은 나무 밑에 있고

나의 미안은 호숫가에 있고

나의 잘못은 비탈길에 있다

 

나는 나무 밑에서 미안해하고

나는 호숫가에서 뉘우치며

나는 비탈에서 슬퍼한다

 

이르게 찾아오는 것은

한결같이 늦은 일이 된다

 

    창비시선 516 박준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 10p

 

    미친 듯 덜 미친 듯

    지각은 지각知覺과 지각遲刻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나는 깨달음이고 다른 하나는 정한 시간에 닿지 못한 것을 말한다. 이러나저러나 한결 마음의 움직임이다. 나무는 아니었지만, 나무처럼 서 있기도 했고 호수는 아니었지만, 호수처럼 온갖 잡동사니를 다 품은 듯했다. 살아 있으니 인생 비탈길 따로 있을까만 어찌 잘못은 그렇게 꼭꼭 집으며 걸었을까, 피해 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잠깐 쉬어가는 마당, 지각처럼 이렇게 잠시나마 긁을 수 있고 늘 지각이지만 내 마음을 울리게 하니까 그러면서도 살아야 하나 살아야 하니까 꾹꾹 다문 문 앞에서 어떻게 저 문을 열까 매일 고민하며 보내는 이 우둔한 슬픔은 미안도 잘못도 잠시 또 걸어두고 한결같이 늦은 일을 또 시작한다. 미친놈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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