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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7) 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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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영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79회 작성일 17-09-13 11:33

본문

(이미지 17)
 

거미

 

이영균

  

 

꽃이나 향초였다면

발이 이리 부르트진 않았을 걸

설레발로 팔방을 역어야

겨우 목구멍에 풀칠이라니

 

찰싹 달라붙기를 바라나

설상가상 빗방울이 웬 말

그런 날은 종일

수고가 수포가 되어 헛물만 켠다

 

이것이 은밀한 DNA 때문이라면

이런 삶이 문득 무엇에 도전인가 싶어

이 많은 발이 수레바퀴라면

함정이 함몰되도록 숨어서

허송세월로 감 털어지길

감내하진 않았을 거라 여긴다

 

허공에 날갯짓 쉴 새 없는

꿀벌이 아닐지라도

역사하는 신체 사슬 개미들이나

힘겨워 보여도 저 더러운

말똥구리조차 부럽다

 

살면서 기필코 남의 비극에 축배를 드는

자유분방한 저들 걸려들기만을

좋아해야 하는 난

땅거미 지면 설쳐대는

사체(死體) 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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