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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무소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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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82회 작성일 24-05-27 05:20

본문

길상사 무소유 사랑


 정민기



 백팔배는 아니더라도
 길상사에서 가장 높은 진영각에
 백팔 계단을 오르고 올라
 꿈에도 그리운 너에게 다다르리라
 애써서 삭발하지 않더라도
 나를 위해 내리는 산성비를 고스란히
 다 맞고 또 맞으며
 가엾게도 저절로 민둥산이 되리니
 그 누구도 내 고집을 나뭇가지 꺾듯
 야무지게 꺾지는 못하리라
 진영각 담장에 핀 사랑의 바람들도 실은
 내 것이 아닌 까닭에 보고도 못 본 척하지만
 또다시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십여 년도 더 집요하게 흘러가리라
 무소유라서 맑고 향기롭지 않더라도 나는 꽃
 산자락 치마처럼 드리워진 원두막에 앉아
 빈 만년필에 눈물을 콕 찍어 편지를 쓰노라니
 눈물이 말라 눈동자에 빗줄기 그어지는구나
 너를 부르고 불러도 메아리가 되어
 감동과 또 다른 울림을 되받고 있으니
 사랑은 쓸쓸히 입적을 맞이하고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랑은 쓸쓸하게 입적을 맞이하고

길상사의 깊은 연인의 고리를 풀어 놓아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정민기09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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