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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기다리는 일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28회 작성일 25-07-05 08:44

본문

 

  바람을 기다리는 일은




  잠잠히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는 일


  어둔 흙 속의 질문들

  그 대답으로 온 파릇한 새순을 바라보는 일


  회향목의 발 끝을 적시며 흐르는

  도랑물의 마음을 읽다가

  삶을 다해 읽어가다가

  잠시 발목을 담그는 일


  오래

  미루나무의 자세로 서 있는 일


  미루나무 정수리에 앉아 하늘을 우러러 웃는

  산비둘기의 눈을 닮아가는 일


  낡고 바랜 어머니처럼

  가을이 지는 오후


  문득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나부끼면

  당신이 왔다고

  편지처럼,

  도착했다고


  어린 마음이

  묵은 마음이

  정갈한 글씨로 답장을 쓰는 일


  먼지를 떨어버리고

  얼룩을 씻고

  잠을 지워버린


  그러나

  죄없는 초록의 마음이


  민들레 홀씨처럼, 자유롭게

  시를 날려보내는 일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을 기다리는 속마음을 멋진 시향을 버무려 꺼내 놓으셨네요.
건강 돌보시면서 좋은 시 많이 빚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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