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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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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해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030회 작성일 15-09-12 22:24

본문

너는 자꾸 나무 이름을 물었다


내가 이름을 댈 때마다

나무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이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름을 이어주는 기억의 회로

그때 가지와 가지 사이에서 반짝, 하고 불이 켜졌다

우리는 자작나무 출입문을 지나 긴 회랑을 걸었다


줄기와 입새들은

경쾌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단단한 몸매와 흰 살결이 눈부셨다

오래된 악기군요,

그래 품위 있는 집이지, 그때

난 푸른 융단위로 걸어갔을

새들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끼로 치장한 안뜰을 지나자

하늘로 이어진 굴뚝이 보였다

바람의 창문엔

비늘 같은 나뭇잎 휘장이 드리워 있었다.

공기방울로 짜여 진 침실문턱

푸른 벽지의 솜털이 일어서고


내가 너에게 사랑을 고하자

네 몸에선 수액의 향기가 터져 나왔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9-16 09:18:18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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